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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생활/즐거운 테네시 생활

아들이 커간다



애들을 키우다보면 갑자기 애가 급성장 했다고 느낄때가 있는데 
어제가 그랬다. 지섭이가 열이 나고 아팠는데 
어제따라 이 녀석 꽤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것이다

요섭이랑 지섭이랑 재워놓는데 
아니나 다를까 
들리는 "엄마~"하는 요섭이 울음 소리.
내가 가도 엄마 아니면 소용이 없기에
주저하고 있는데
잠시후에 요섭이 울음이 그쳤다
그리고 지섭이가 안방에 와서는 "아빠 내가 요섭이 다시 재웠어" 하더니
내옆에 누워서 잔다

"아직 많이 아파?" 
"아니 기침만 조금 나고 배랑 목은 안아파,
아빠 화장실갔다 올게"
하더니 터덜터덜 걸어서 소변을 보고 
손까지 씻고 다시 침대 위로 기어 올라온다

너무 큰 애처럼 행동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기저귀 차던 넘이
화장실에서 바지 벗겨주고
아프면 꽥꽥 보채던넘이
이렇게 커버렸다

이상하게 장남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
내가 요새 마누라한테 맨날 하는 말이다
저 쪼끄만 넘도 형 노릇 하고 형 취급 받으려니 얼마나 힘들꼬
말도 안통하는 세상에 나가서
부대끼며 사는게 또 얼마나 힘들꼬

아침에 일어난 지섭이
"아빠 지섭이 어제 밤에 재밌는 꿈 많이 꿨다~"
이러면서 한 5분을 떠든다
그래도 아직 애같아서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