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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생활/즐거운 테네시 생활

4년만의 우리가족 한국 방문기 (1) - "14시간 날아서 한국에 도착하다!"

2013년도에 미국에 올 때 까지만 해도,

그렇게 될수도 있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내가 한국을 영영 떠나 다른 곳에 터전을 잡고 살 것이라는 확신같은 것은 없었다.


그런데 어찌 어찌 하다보니 미국에 자리를 잡고 살게 되었고,

아이가 둘 낳고 키우며 살다보니 한국에 갈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번에 거의 4년만에 온 가족이 한국으로 무려 3주간 휴가를 다녀오게 되었다.

지난 번 방문에는 지섭이는 함께 했지만, 요섭이는 태어나기도 전이었으니.

이번 여행이 우리 가족에겐 최대 인원, 최대 거리, 최장 시간으로 함께하는 여행이 었다.


벌써 미국에 돌아온지가 2주가 되어가는데 더 시간이 지나 잊어버리기 전에

2018년 11월의 3주 간의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을 글과 사진으로 조금이나마 남겨보고자 이 글을 시작한다.




출발 전부터 차를 어떻게 하느냐, 카시트는 어떻게 하느냐 고민이 많았다.

다행히 아틀란타에 사는 아이들 고모 (내 동생) 내외 덕분에 차도 편하게 맡기고 

불러준 한인 택시까지 얻어타고 아틀란타 공항에 오게 되었다. 

기사님이 친절하게도 여행 기간 동안 카시트를 맡아주셨다가, 

돌아오는 날 다시 가지고 와주시기로 되어 고민거리가 해결되었다.


우리가 탈 비행기는 무려 14시간짜리 직항 비행기였다.

이 노선이 미국 출발 한국 도착 직항 노선 중 가장 긴 노선이라고 했다.

과연 아이들이 잘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아이들은 그저 비행기를 탄다는 생각에 신이 났다.


쥬스를 입에 하나씩 꼽아줘야 애들의 멘탈이 유지가 된다.


그러나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아이들은 지겨워져버렸다.

ㅠㅠ바닥에서 구르고 있는 요섭이... 하지만 여정이 길기에 나와 수산나도 멘탈을 부여잡고 기운을 냈다.



아뿔싸! 


이번에 비행기에서 아이들이 사용하라고 준비한 헤드폰을 한개밖에 가져오지 않아서 잠시 당황했지만,

대한항공에서 아이들 전용 헤드폰과 뽀로로 색칠공부를 나눠줘서 다행이었다.

지섭이는 그 동안 시간정해 놓고 보던 만화를 실컷 봐서 그런지 마냥 좋아했고, 

요섭이도 비행 내내 잘 놀며 갔다.


오히려 어른들이 힘들었던 것 같다. 

14시간은 너무 길었다. 게임, 영화, 음악, 할 것 다 했는데 아직 7시간이 남아있을 때의 충격..


나와 수산나는 거의 잠을 못자고 한국에 도착했다.


공항에 마중나오신 엄마를 만났다.

반가움에 앞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여기가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택시를 타고 집에 오는 길에 서울의 막히는 길을 보니 그제서야 한국에 왔구나 싶었다.

택시 안에서 나는 기절해 버렸다.


집에 도착, 그리고 엄마가 해주신 고기국에 쌀밥을 먹었다.

먹으니깐 살 것 같았다. 흑흑.



아이들은 할아버지가 사놓았다고 스카이프에서 몇번이고 보여줘서 안달이 났던 로봇부터 뜯느라 정신이 없었다.

새 장난감이 조금은 아이들의 피로를 달래 줬을까.



시차 적응이고 뭐고 밤에 완전히 뻗어버렸다.

물론 새벽에 깨 버렸지만 .. 


37층에서 바라보는 서울은 우리가 살고 있는 테네시의 나무와 풀이 가득한 집과는 너무나 달랐다.

이런 아파트를 별로 본적 없는 지섭이와 요섭이는 밖에 성들이 있다고 하며 신기해 했다.


와 도시다!

서울 생활이 익숙했던 나도 이런 느낌이었다.


시골쥐가 되어버린 우리들은 서울쥐 집에서 머물게 된게 신이 났다.

과연 어떤 것들을 보고 듣게 될까? 


아니 그보다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보여주고 들려줄까?

일단은 좀 쉬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첫째날 아침을 맞이 했다 ..


(2)편에서 계속 ...